Top login
Top home
참판공파 발차취 > 행장 및 묘도문 >


+ 중시조 이야기


+ 집성촌


+ 선영


+ 인물열전

+ 행장 및 묘도문


+ 고전문학


+ 잊혀진 이야기



신도비명(神道碑銘)



1. 들어가며 2. 경세제민의 길 3. 포저의 성현지도
4. 포저의 의기지학 5. 포저의 가계 6. 명(銘)


1. 들어가며

포저공신도비
국조(國朝)는 문교(文敎) 위주로 백성을 다스리면서 고대의 법도를 존중하고 숭상하였다. 특히 퇴계(退溪)와 율곡(栗谷)이 나온 이후로는 선비가 된 자들이 이(理)와 사(事)는 일치하는 것이고 효(孝)는 충(忠)으로 옮길 수 있는 것임을 더욱 알게 되었으니 그 설은 결코 바꿀 수 없는 것이라 하겠다.

포저(浦渚) 선생 조공은 스승에게 전해 받는 길을 통하지 않고 경서(經書)의 가르침을 독실하게 신봉하였다. 그리하여 이를 가는 어린 나이 때부터 백발의 노인이 될 때까지 게으름을 부리는 일 없이 시간이 갈수록 더욱 경건한 자세를 견지하며 목숨이 다한 뒤에야 그만두겠다고 기약하였다. 그러고 보면 선생이야말로 성현(聖賢)이 “시(詩)에서 인을 좋아함이 이와 같다.”1 라고 말한 경우와 또 “늙어서도 학문을 좋아하는 자는 더욱 사랑스럽다.” 2 라고 말한 경우에 해당하는 사람이 아니겠는가.

공의 휘(諱)는 익(翼)이요 자(字)는 비경(飛卿)이다. 고(考) 첨추공(僉樞公) 영중(瑩中)은 진실하고 순수하였으며 천진(天眞)함을 잃지 않았다. 비(비) 윤씨(尹氏)는 매우 부덕(婦德)이 이었는데 만력(萬曆) 기묘년(1579, 선조12) 4월 7일에 공을 낳았다. 이에 앞서 흑룡(黑龍)이 가인(家人)의 꿈에 나타나 방 안으로 날아 들어왔다 한다.

공이 3세에 바둑알을 배열하며 놀았는데 역(易)의 괘상(卦象)을 만들었으므로 보는 이들이 기이하게 여겼다. 5세에 글을 지을 줄 알았다. 이웃에 사는 노인이 옷을 벗어 놓고는 공에게 지키라고 하였는데 저물녘에 돌아와 보니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공의 신실하고 순수함이 그때부터 이와 같았다. 8세에 상소문을 작성하여 사정(邪正)을 논변하였는데 장로(長老)들이 놀라며 말하기를 “누가 이 글을 어린아이가 지었다고 하겠는가.”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남에게 보여 주지 못하게 하였으니 이는 대개 중봉(重峯) 조헌(趙憲)이 이 문성(李文成; 이이(李珥))과 성 문간(成文簡; 성혼(成渾)) 두 선생을 구원하려다가 죄를 입은 때였기 때문이다.

성동(成童; 15세)의 나이에 《상서(尙書)》를 읽었는데 기삼백(朞三百)과 선기옥형(璇璣玉衡)의 주설(註說) 같은 것도 모두 환히 깨달았다. 또 홍범(洪範; 상서의 편명)을 모방하여 인륜에 대한 설을 짓고는 그 이름을 이범(彛範)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제가(諸家)의 서적을 두루 섭렵하였는데 월정(月汀) 윤근수(尹根壽)가 공이 지은 글을 볼 때마다 “이것은 진(秦)•한(漢) 사이의 글 짓는 수법이다.”라고 하였다. 그러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성리(性理)의 학문에 온 마음을 기울이면서 “《대학》은 성현의 심법(心法)으로서 체용(體用)이 모두 갖추어져 있고 《중용》의 계구(戒懼) 신독(愼獨)이야말로 한 편의 체요(體要)이니 가장 힘을 쏟아야 할 곳이다.”라고 하고는 이에 지경도(持敬圖) 등 제설(諸說)을 지어서 스스로 경계하였다.

조고(祖考)의 명(命)을 받들어 마지못해 과거 시험장에 나아갔는데 고관(考官)이 그 글을 보고는 감탄하였다. 나이 24세에 임인년(1602, 선조35)의 문과(文科)에 급제하여 승문원(承文院)에 보임(補任)되었으나 임금의 총애를 받는 권신(權臣)에게 미움을 받은 나머지 7년 동안이나 조용(調用)되지 못하다가 전적(典籍)에 올랐다. 감찰(監察)에 거쳐 평안도 평사(平安道評事)로 나가서는 기민(饑民)을 진휼(賑恤)하는 임무를 맡아 구제하는 일에 온 힘을 기울였다. 기유년(1609, 광해군1)에 홍문록(弘文錄)에 등록되었으며 사서(司書)와 병조의 낭관(郎官)이 되었다. 백사(白沙) 이공 항복(李公恒福)이 공의 과제(課題)로 지은 글을 보고는 감탄하기를 “세상에 어떻게 이런 식견과 문장이 있단 말인가.”라고 하였다.

다음으로 이어집니다......